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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음악계 트렌드는?

등록일|2017.01.26

  • Writer : Bluc


2017 음악계 트렌드는?

2017년이 다가왔고 어느덧 한 달의 절반 정도가 지났다. 이런 속도라면 한 해가 또 금방 지나가겠구나 싶을 정도로 다사다난한 상황에서 한국 음악 역시 다사다난한 모습을 선보였다. 올해는 한국 음악계에 어떤 흐름이 있을지, 그리고 어떤 분위기가 조성될 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며, 나 또한 마찬가지다. 음악가는, 그리고 기획사는 각각 비장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기획이 있겠지만 어느 정도 현실로 구현될지도 모르며, 소비자의 반응은 늘 그렇듯 예측불허다. 이러한 상황 속, 한국 음악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조심스럽게 예측해 봤다.


 
■ 걸그룹 대전
 


이른바 걸그룹 대전이 한동안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데뷔 중에 있는 걸그룹만 해도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여기에 프리스틴(Pristin)을 비롯해 새로운 걸그룹이 꾸준히 등장할 예정이다. 또 한 번 많은 수의 그룹이 데뷔하고 또 활동하는 와중에, 과연 어떤 그룹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뚜렷한 컨셉, 확실한 차별점, 좋은 퀄리티라는 가장 기초적인 전제에 충실한 팀이 단기전에서든 장기전에서든 유리할 수밖에 없다. 어느 작품이든 고민과 재미가 담겨야 한다. 하지만 최근 많은 걸그룹이 그만큼의 차별점이나 고민을 두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다. 유명해야 이긴다는 인식 덕분에(그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기도 해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패널이나 방송 활동으로 멤버들을 돌리고, 그 인지도가 활동 성적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그러한 패턴보다는 완성도 높은, 그래서 월등한 모습을 보이는 그룹들이 나타나길 바란다. 



 
 솔로 음악가 vs 솔로 음악가 vs 솔로 음악가
 


기존의 솔로 음악가, 그리고 아이돌 그룹에서 나온(혹은 출신의) 솔로 음악가들이 올해도 꾸준히 활동할 것이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돌 그룹 멤버의 솔로 활동은 더욱 늘어날 것이며, 오히려 이러한 과정에서 개인의 재능이나 작품을 향한 욕심이 긍정적으로 발현될 수도 있다. 더불어 인디 음악가 중에서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겅우가 많아지면서 이 세 영역의 솔로 음악가들은 서로 공존과 경쟁을 꾀하는 것이 유리할수도 있다. 아이돌 음악 시장이 가시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OST 음원이 성공을 거두는 가운데 솔로 음악가들이 OST 곡이 아닌 자신의 곡으로 음악활동을 선보이려면 이러한 솔로 음악가의 영역이 어느 정도 눈에 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덤, 페미니즘, 그리고 창작자
 
누군가는 아직도 어렵다고 느낄 것이고, 누군가는 피하고 싶어하는 주제지만 페미니즘 이슈는 앞으로 더욱 가시적인 영역에 진입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작품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고, 기획사은 팬덤의 지적을 수용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과연 지금까지 선보였던 남성 중심적 가사와 비주얼 컨셉이 얼마나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관찰, 그리고 무엇보다 그러한 행태와 여성 중심의 실질적 팬덤 간의 괴리가 얼마나 좁혀질 것인지에 대한 궁금함이 생기는 만큼 앞으로 이러한 부분 또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창작을 하는 입장에서도 지금까지의 고리타분한 남성 중심의 프레임에서 크게 벗어날 필요가 있다.



 
 OST 시장, 웹드라마가 균열을 줄 수 있을까
 


OST 시장은 여전히 차트 강자이며, 음원 강자다. 기획성 음원이 많이 생겨나고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만큼 이제 OST 시장도 발전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 사전 제작 방식의 드라마가 늘어나는 것도, 드라마의 인기 자체도 음악 시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온전히 독립적으로 음악 자체를 평가받는 것은 다소 어려울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해 수란의 "Step Step"처럼 천편일률적인 발라드 넘버에서 벗어나는 현상도, 좀 더 완성도나 드라마와의 케미 측면에서 뛰어난 음원이 등장하는 모습도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OST 시장은 한동안 굳건할 것이다. 관건은 웹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웹드라마 시장의 규모나 작품 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그러한 웹드라마의 OST 또한 잘 될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기존 흐름에 균열을 줄 수 있을지 기대하며 지켜볼 것이다.



 
 반복되는 레퍼런스, 한계를 깰 수 있을까
 
아이돌 음악 안에서 레퍼런스는 조금씩 반복되고 비슷해지는 경향을 선보인 바 있다. 퓨처 사운드나 트렌디한 장르 문법이 강세가 될 수 있으며, 거꾸로 복고 혹은 과거 지향적인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의 것을 다시 현재로 끌어오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유행은 아니며 세계 음악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흐름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과거에 대한 이해 없이 겉모습만을 차용하다 보면 결국 아쉬운 순간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케이팝 내에서 레퍼런스가 반복되고, 케이팝을 케이팝이 레퍼런스로 쓰는 자가복제의 순간도 그 빈도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보이그룹이 그런 편인데, 앞으로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나름의 큰 숙제가 아닐까 싶다.



 
 채널 음원,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끝으로 예측이 쉽사리 되지 않는 동시에 기대 반, 궁금함 반으로 가지게 되는 것이 채널 음원이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점이다. 지난해 "쇼미더머니"가 흥했지만 "언프리티랩스타"가 그 흥행을 따라가지 못했던 것은 프로그램 자체나 내용, 섭외 라인업, 곡의 퀄리티 등 여러 요인이 적용했겠지만 어쨌든 결과만 놓고 보면 다 잘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는 방송국 음원도 마찬가지다. 방송 3사는 물론 종편 채널도 (OST 제외) 자체적으로 음원 제작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방송국은 다른 의미에서 기획사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의 힘이 음악 시장에 주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생각만큼 크지 않아 보인다. 과연 올해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Bluc|평론가

프리랜서. 주로 글을 쓰고 기획 일도 한다. 정부 부처와 대기업부터 비영리 운동단체까지 클라이언트를 가리지 않고 음악, 문화 이야기를 나눈다.